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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매니지먼트

<내면의 기술> 01. 회복탄력성 당신의 번아웃은 언제 시작됐나요?

감정이 올라오는 찰나, 질문의 방향성을 슥- 바꿔보세요.

번아웃을 겪는 사람들은 특정 사건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조절의 기술'이 필요해요.
번아웃을 겪는 사람들은 특정 사건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조절의 기술'이 필요해요.
  1. 매일의 흔들림을 유연하게 추스르는 조절의 기술


번아웃을 겪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특정 사건을 떠올립니다. 그 프로젝트, 그 상사, 그 시기. 시작점처럼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죠. 그런데 조금 더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프로젝트가 끝났습니다. 두 달이 걸렸습니다. 마지막 보고가 끝나고 팀장이 말합니다. “수고했어요. 다음 건 언제부터 가능해요?” 다음 일정을 확인하면서, 뭔가 허전한 감각이 스쳐갑니다. 딱히 화가 난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냥 괜찮은 것도 아닌데, “원래 이런 거지” 하고 넘어갑니다. 넘어간 것 같지만, 완전히 씻겨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하루가 반복됩니다.


번아웃이라는 개념을 처음 학문적으로 기술한 임상심리학자 허버트 프로이덴버거(Herbert Freudenberger)는 1974년에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소진에 가장 취약했던 사람들은 일을 싫어하거나 억지로 버티던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명감으로 깊이 헌신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일에 많이 투자할수록, 작은 찰나들이 더 깊이 쌓입니다.


번아웃은 생각보다 훨씬 일상적인 곳에서 시작됩니다. UC 버클리 크리스티나 마슬락(Christina Maslach) 교수는 번아웃을 “직무 현장의 만성적 감정·대인관계 스트레스에 대한 지속적 반응”으로 정의합니다. 그녀의 연구는 번아웃을 소진, 냉소, 비효능감이라는 세 차원으로 구분하는데, 관련 연구들은 일관되게 같은 결론을 내립니다. 작고 반복적인 일상의 자극들이, 한 번의 큰 사건보다 번아웃을 더 강하게 예측한다고 말이죠.


  • 발표 직전에 바뀐 방향

  • 아무 맥락 없이 날아온 피드백 한 줄

  • 한 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아무것도 결론 나지 않은 회의


이런 순간들이 쌓이면서 어느 날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날이 찾아옵니다. 번아웃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매일의 찰나가 누적된 결과입니다.


회복 탄력성을 배웠는데, 소모되는 이유는?
회복탄력성을 배웠지만, 우리가 여전히 소진되는 이유

2. 회복탄력성을 배웠는데, 왜 여전히 소진될까요?

기업교육에서 회복탄력성은 흔히 이렇게 정의됩니다.


“시련을 극복하고 더 높이 튀어오르는 마음의 근력.”

“역경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 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멘탈.”


뭔가 거대한 도전이나 실패를 이겨내는 역량으로 느껴지는 정의들이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정의가 ‘큰 위기를 버텨내는 역량’으로만 읽힐 때, 회복탄력성은 나와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가 됩니다. 승진 누락, 팀 해체, 중요한 프로젝트의 좌초. 그런 특별한 사건이 없는 평범한 날엔 꺼낼 이유가 없어지는 거죠.


그러는 사이 매일의 작은 자극들은 소화되지 않은 채 조용히 쌓입니다. 회복탄력성을 배웠는데 정작 일상에서 소진되고 있다면, 그건 의지나 노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의가 일상에 닿지 못했던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회복탄력성의 정의를 일상 쪽으로 확장할 필요가 생깁니다. 학문 연구에서는 이미 일상적 스트레스 조절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개념이 발전해 왔습니다. 다만 그게 기업교육 현장에 전달될 때, 어느 순간 ‘위기 극복’의 언어로만 압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간극이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시 써야 할까요.


일상의 불편한 자극들을 유연하게 전환하는 힘.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흔들렸을 때 내 감정을 먼저 알아차리고, 그 감정에 끌려가는 대신 다음 행동을 선택하는 것. 빠르게 내 페이스를 되찾는 것. 그 ‘자기조절의 실무 역량’이 진짜 회복탄력성입니다. 오늘 오전 회의에서도, 방금 받은 피드백 앞에서도, “수고했어요, 다음 건 언제부터 가능해요?” 그 한 마디 앞에서도 작동해야 하는 기술인 것이죠.

 

회복탄력성, 지금 이 시대에 왜 중요할까요?
회복탄력성, 지금 이 시대에 왜 중요할까요?

3.  회복탄력성, 왜 지금 이 시대에 더 필요해졌을까요?

회복탄력성·유연성·민첩성은 2023년 대비 17%p 상승하며 WEF(세계경제포럼)가 꼽은 직업 핵심 역량 2위에 올랐습니다.


출처 : Gallup 2025년 보고서
출처 : Gallup 2025년 보고서

AI로 인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직장인이 마주하는 건 거대한 위기 하나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일상의 잦은 흔들림입니다. Gallup의 2025년 보고서에서도 전 세계 직장인의 40%가 매일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답했습니다. 지금 회복탄력성이 더 중요해진 건, 우리가 더 강해져야 해서가 아닙니다. 더 자주 흔들리는 시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올라올 때는 질문의 방향성을 스윽- 바꿔보세요!
감정이 올라올 때는 질문의 방향성을 스윽- 바꿔보세요!

4.  그 찰나, 어떻게 다르게 반응할 수 있을까요?

감정이 올라 오는 그 찰나, 억누르거나 즉각 반응하는 대신 질문의 방향을 슥 바꿔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왜 저렇게 하는 거야?” → “저 사람이 지금 가장 걱정하는 게 뭐지?”

“아 진짜, 두 달을 달렸는데 저 말이 전부야?” → “지금 일정 압박을 받고 있나?”

 

시선을 사람에서 상황으로 옮기는 이 짧은 전환이, 감정의 속도를 꺾습니다.


노스이스턴 대학교 리사 펠드먼 배럿 교수의 감정 구성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외부 자극에 저절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하고 구성해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뀔 때, 뇌가 구성하는 감정도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다시 말해, 질문을 바꾸는 건 단순한 사고의 전환이 아닙니다. 뇌의 예측 회로에 새로운 정보를 입력해, 과거의 습관적 감정 반응 대신 다른 경로를 여는 직접적인 개입입니다.


참는 건 감정을 눌러 두는 것이고, 질문을 바꾸는 건 뇌가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도록 방향을 트는 시도입니다. 눌러두면 쌓이고, 방향을 틀면 전환의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 한 문장이 찰나를 소진이 아닌 회복으로 바꾸는 첫 번째 기술입니다.

 

회복탄력성은 타고난 기질이 아닙니다. 매일의 찰나에서 조금씩 다르게 반응하는 연습이 쌓인 결과예요.

지금 이 순간에도 찰나는 오고 있습니다. 그 찰나에 어떻게 반응하시겠어요?

강윤아 소장

PSI컨설팅 교수센터 마음챙김 & 회복탄력성 연구소장

"세상을 바꾸기 전에, 내 안을 먼저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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