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는 목표 설정 시즌이다. 대개 기업들이 매년 말 회사의 차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1~2월에는 확정된 회사의 사업계획에 따라 개인별 목표를 설정한다. 우리는 매년 목표 설정하는 데도 어떻게 목표를 설정하여야 하는지 잘 모른다. 많은 기업들이 예전에는 단기 위주의 목표 및 재무 중심의 목표 설정에서 많은 한계점이 드러나자 균형 있는 관점의 목표 설정인 BSC(Balanced Scorecard) 목표를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전사적 자원관리(ERP) 차원에서 목표 설정 및 관리를 전산화, 자동화하여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목표 설정 시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1. 어떻게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합리적인가?
목표를 어떻게 세워야 합리적으로 세운 것일까? MBO라 불리는 목표관리(MBO: Management by Objective)는 피터 드러커가 1954년에 출간한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라는 책에서 그 개념이 일반인에게 소개되었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이 피터 드러커의 주장을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그 결과 목표를 연초에 세우고 연말에 목표 대비 실적을 평가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사실 그동안 많은 경영자들은 고객 관계, 조직의 프로세스, 핵심 역량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재무 중심으로 목표를 세우고 재무 지표 중심으로 성과를 측정해왔다. 그러나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재무적 측정 지표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측정 지표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2000년대 들어 하버드 대학교의 로버트 캐플런과 데이비드 노튼 교수가 '가치실현을 위한 통합경영지표 BSC(Balanced Scorecard)'라는 개념과 방법을 제시하자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BSC를 목표 설정의 주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균형성과표(BSC)에서 다루는 지표는 재무, 고객, 내부 비즈니스 프로세스, 학습과 성장 등 총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네 가지 지표들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로 연계돼 있다. 예컨대 매출액이나 이익 같은 재무 지표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고객만족도와 시장점유율이 높아야 하고, 높은 고객만족도를 달성하려면 고객관계 관리 프로세스가 뛰어나야 하고 고객 불만을 처리해 주는 프로세스가 짧으면서도 탁월해야 한다. 또한 내부 프로세스를 단축하고 뛰어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직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종업원들을 훈련시키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고객만족도를 핵심지표로 설정하더라도 이것만 측정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정작 구성원들이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웠었다. 그러나 균형성과표는 여러 관점의 목표 설정, 전략과제 간의 인과 관계 및 전략과제의 수행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들이 가시적으로 그려진 전략 지도(Strategy Map) 등의 도구를 통해 직원들이 자신들의 과제가 어떻게 조직 성과에 기여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전체 모습을 제공한다.
2. 현재 통용되는 BSC적 목표 설정 및 KPI는 바람직한가?
많은 기업이 목표 설정 시 활용하는 대표적 형태는 전 략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5~15개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과제의 달성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인 KPI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이때, KPI별로 가중치를 정하고 KPI별로 조직에서 기대하는 목표 수준을 설정하는데, 목표 수준은 목표 수준만큼 달성하였을 경우 S-A-B-C-D 등급 중 B등급을 받는 수준을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목표를 설정하면서 대부분의 경우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지 않을 때가 많고 심지어 달성 시한조차 없다.
그러나 외국의 선진 기업들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과는 목표 설정 방식이 다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목표가 대개 기술형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한국 기업은 ‘시장점유율 확대(10%에서 12%)’라고 기술하는 데 비해 해외 선진 기업들은 ‘금년 6월 30일까지 제품 X의 시장점유율을 5%에서 7%까지 높인다’라든가 ‘100만 달러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8월 말까지 6기통 엔진에 쓰일 전자식 연료 주입 시스템을 개발한다’ 등 구체적이면서 달성 기한, 달성 시 지켜야 할 조건 등을 명시하는 형태로 목표를 기술하고 있다.
3. SMART 기준의 새로운 해석
목표는 설정할 때 주로 SMART 기준에 따라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목표는 구체적(Specific)이어야 하고 측정 가능하여야 하고(Measurable), 성취 가능하여야 하고(Achievable), 결과 중심적이어야 하고(Result oriented) 그리고 달성 시한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Time-framed)는 것이 내용이다.
그러나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SMART를 조금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목표 설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과거의 관행대로 목표를 설정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래 SMART 관점의 목표 설정 방법을 약간 다르게 설명하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목표는 도전적이어야 하고(Stretched), 측정 가능하여야 하고(Measurable), 행동이 가능하여야 하고(Action-focused), 상위 조직 목표와 연계되어야 하고(Relevant), 그리고 달성 시한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Time-framed)는 것이다.
필자가 S를 구체적(Specific)이 아니라 도전적(Stretched)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으면 측정 가능하지 않으므로, ‘측정 가능한(Measurable)’이라는 기준이 구체적(Specific)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이미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목표는 도전적이어야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Goal과 Objective의 차이: 'Action-Focused'의 핵심
‘Action-Focused(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행동이 가능하여야 한다)’는 피터 드러커가 주창한 MBO의 개념과 관련이 있다. 왜 피터 드러커는 목표관리를 Management by Goal이 아니라 Management by Objective라고 했을까?
목표를 이르는 용어 중 Goal은 최종 목표 즉 결승점에서의 목표 혹은 평가기간 말이나 회계연도 말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를 의미한다. 그에 반해 Objective는 중간 과정의 목표를 의미한다. 마라톤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42.195km 도착 시간은 Goal이면서 가장 최후의 Objective이다. Objectives는 5km, 10km, 15km, 반환점 등 각각의 도착 시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MBO 상의 목표는 두 가지 형태로 나와야 하는데 평가 기간을 세분화한 기간 및 목표로 구성되고, 또 하나는 수시로 목표를 세우고 점검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행동이 가능한(Action-focused) 목표는 목표(Goal)를 세우고, 그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실행 목표(Objective)를 세우고 실행 목표를 관리(Manage the objectives)함으로써 연간 최종 목표(Goal)를 달성하고 달성 여부를 측정하는 형태라야 한다. 이러한 MBO 부분이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목표관리를 고려하지 않고 목표를 설정하면, 결국은 ‘목표 따로 일 따로’ 현상이 벌어져 목표 무용론이 나오게 된다. 연말에 이러한 목표에 기초하여 평가를 하게 되면 직원들은 평가에 대해서 신뢰를 하지 않게 된다.
또한 목표치를 연말로만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회사에 따라 계절적인 영업실적이 반영되기도 하고 상반기에 누적해온 실적이 하반기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자산 누적 효과가 적용되는 산업도 존재한다. 따라서 연말 목표를 세우되 경과 기간별로 ‘중도 목표’를 세워야 한다.
5. 장기 목표는 과연 불필요한가? (Rolling Plan의 활용)
급변하는 경영 환경 하에서도 장기 목표는 유용하다. 장기 목표는 조직이 중장기적으로 나아가고 달성해야 할 Target을 제시해 준다. 그리고 장기 목표 하에 단기 목표를 세우고 그 기간 동안 Rolling Plan을 수립하여야 한다.
목표는 두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하나는 조직이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할 도전적 책무를 제공하는 것이다. 장기 목표가 없다면 기업은 목표를 달성하고는 있지만 어느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장기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라 단기 목표를 세우되 매년 장기 목표의 일부를 수정하며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2009년에는 2009~2011년의 3개년 계획과 2009년 연간 계획을 세우고, 2010년에는 2010~2012년의 3개년 계획과 2010년 연간 계획을 세우는 식이다. 이때 기존 계획에서 어느 부분이 수정되어야 하는지, 미래가 어떻게 변화해 나갈 것인지를 알게 되고, 중기 발전 과정에서 단기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