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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매니지먼트

내면의 기술 03. 마음이 자꾸 딴 데 가요.

집중은 의지가 아니라 '자원'입니다: 방황하는 뇌를 깨우는 12분의 알아차림

집중은 의지가 아니라 자원입니다.

보고서를 쓰고 있는데, 

어제 회의에서 팀장이 했던 말이 자꾸 떠오릅니다. 

다시 화면을 봅니다. 


본 이미지는 AI로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번엔 “점심 뭐 먹지”가 스칩니다. 

오후 팀 미팅도 생각나고, 아직 답장 못 한 메시지도 걸립니다. 

다시 화면으로, 또 다른 생각으로. 

어느새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런 경험, 낯설지 않으시죠? 


사람은 깨어 있는 시간의 47%를 지금 하는 일 이외의 것을 생각하며 보낸다고 해요. 하버드 킬링스워스(Killingsworth) & 길버트(Gilbert) 연구팀이 추적 조사로 산출한 수치입니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앱으로 수천 명에게 하루에도 수차례 무작위로 질문을 보냈습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기분은 어떤지.  


25만 건이 넘는 순간들이 쌓인 끝에 나온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지금 이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보내고 있다는 것. (Killingsworth & Gilbert, 2010) 


집중하지 못하는 건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마음이 떠도는 것은, 뇌의 기본 작동 방식입니다. 


마음이 자꾸 떠나는 이유가 뭘까요? 
마음이 자꾸 떠나는 이유가 뭘까요? 

01.  마음이 자꾸 떠나는 이유가 뭘까요? 

왜 절반 가까운 시간을 마음이 자리를 비울까요. 뇌에는 어떤 일에 집중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켜지는 회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경과학에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고 부르는 이 회로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앞날을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기능을 담당합니다. 이 회로 자체는 중립적입니다. 문제는 방향입니다. 마음이 특정 목적 없이 떠도는 동안, 생각은 과거의 실수를 곱씹거나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만 왜 이렇게 집중을 못 하지” 싶으셨다면, 

사실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겁니다. 


02. 마음이 ‘지금 여기’를 벗어날 때, 무슨 일이 생길까요? 

즐거운 생각을 하면서 방황해도 불행합니다. 방황의 내용보다, 

지금 여기에 있는지 없는지가 행복감에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앞서 언급한 47% 연구를 수행한 Killingsworth & Gilbert 연구팀(Harvard)은 한 가지를 더 확인했습니다. 마음이 방황하는 동안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생각을 하면서 딴 데 가 있어도,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할 때보다 사람은 더 불행하다고 느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인과의 방향입니다. 불행해서 딴 데 가는 게 아니었습니다. 딴 데 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이후의 행복감이 낮아졌습니다. 


직장인의 마음 방황은 대개 즐거운 생각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어제 그 피드백. 다음 주 발표.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볼까. 


마음이 향하는 곳은 대부분 지나간 일에 대한 반추, 아직 오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입니다. 둘 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것들이에요. 

마음이 떠돌면, 뇌는 조용히 소진됩니다 
마음이 떠돌면, 뇌는 조용히 소진됩니다 

03. 마음이 떠돌면, 뇌는 조용히 소진됩니다 

그리고 이 방황은, 단순히 행복과 집중력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마음이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동안, 뇌는 조용히 자원을 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애미대 아미시 자(Amishi Jha) 교수는 군인, 의료진, 소방관처럼 고강도 스트레스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훈련 전후 주의 집중력과 인지 기능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주의 자원이 빠르게 고갈됐고, 집중력뿐 아니라 작업 기억 용량도 함께 저하됐습니다. (Jha et al., 2010; 2015) 


주의가 바닥난 뇌는, 감정에도 더 취약해집니다. 


주의는 능력이 아니라 자원입니다. 쓸수록 줄어드는, 그래서 의식적으로 돌봐야 다시 쓸 수 있는 유한한 자원이에요. 피곤한 날 사소한 말에 예민하게 반응했다면, 그것은 성격 탓이 아닙니다. 자원이 고갈된 뇌가 조절력을 잃은 겁니다. 


고갈된 주의 자원,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요? 
고갈된 주의 자원,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요? 

04. 고갈된 주의 자원,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요? 

Jha 연구팀은 복수의 연구에서 한 가지를 더 확인했습니다. 훈련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하루 평균 12분 이상) 마음챙김을 꾸준히 실천한 그룹은, 고강도 스트레스 환경 속에서도 작업 기억 용량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향상시켰습니다. 반면 훈련 시간이 짧았던 그룹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Jha et al., 2010) 꾸준히 돌아오는 연습이, 주의 자원을 실제로 보호한 것입니다. 


매일 12분을 따로 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 훈련의 핵심은 ‘완전한 집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이 딴 데 갔다는 걸 알아차리고,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것. 그 반복이 훈련입니다. 알아차린다는 건, 마음이 방황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황 중에 인식한다는 뜻입니다. 그 순간, 뇌는 자동 조종 모드에서 잠깐 빠져나옵니다.  


주의가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그 찰나가, 마음챙김의 실제입니다. 

 

마음이 딴 데 갔다는 걸 알아차리고,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것. 

그 돌아옴 자체가 훈련입니다. 


  • 회의 시작 전 30초, 핸드폰을 내려놓고 숨 한 번 

  • 보고서를 쓰다 딴 생각이 든 걸 알아차리는 것 

  • “지금 나 어디 있지?” 하고 조용히 묻는 습관 


마음챙김은 집중을 강요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방황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돌아오는 연습입니다. 


마음 방황을 없애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방황했다는 걸 알고, 지금으로 돌아오는 거리를 조금씩 줄여가는 것.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오늘, 당신의 마음은 몇 번이나 자리를 비웠나요? 

그리고 그 중 몇 번이나, 돌아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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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아 소장

PSI컨설팅 교수센터 마음챙김 & 회복탄력성 연구소장

"내면을 연구하고, 찰나를 깨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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