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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매니지먼트

워커 부자(父子)의 용기와 사명감: 낙동강 방어선의 유산

절체절명의 낙동강 전선을 사수한 강철 의지


1. ‘죽음으로 지켜라(Stand or Die)’, 왈튼 워커 장군

2차 대전 중 사막의 여우로 알려진 롬멜 장군과 맞서 싸우던 조지 패튼 장군의 휘하에 있던 왈튼 워커(Walton H. Walker)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유엔군의 지상군을 지휘하는 대구의 미 8군 사령관으로 부임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땅을 다 빼앗기고 낙동강까지 밀려있던 상황을 보고 그는 영덕에서 마산까지 240km의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여 ‘죽음으로 지켜라(Stand or Die)’는 명령을 내림으로써, 부산까지 후퇴했을 경우의 사상 최대의 민족 살육을 막고 인천 상륙 작전의 발판을 마련하여 바람 앞의 등불이었던 대한민국을 건져냈습니다.


압록강까지 진격했던 전세가 중공군의 개입으로 수세로 전환된 1950년 12월 23일, 그는 중국군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공을 세워 이승만 대통령이 수여하는 무공훈장을 받게 된 자신의 외아들에게 훈장을 전달하러 가던 길에 한국군 트럭과 충돌하여 향년 61세의 삶을 불행하게 마쳤습니다.


2. 맥아더 원수와 샘 워커 대위의 대화

이틀 뒤 아들 샘 워커 대위는 도쿄의 UN 사령관 맥아더 원수에게 불려갔습니다.

맥아더: “워커 대위, 아버님의 전사를 진심으로 애도한다. 그는 정말 위대한 장군이었다. 그의 죽음은 우리 미군은 물론 미국의 커다란 손실이다. 귀관에게 워커 대장의 유해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임무를 맡긴다.”

이에 워커 대위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워커 대위: “각하, 저는 일선 전투 중대장입니다. 그리고 저희 부대는 후퇴 중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 부하들은 목숨을 건 위험에 노출되어 악전고투하고 있습니다. 지금 중대장이 바뀌면 안 됩니다. 아버님의 유해 운구는 의전 부대에 맡기십시오. 저는 전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맥아더 원수는 조용히 ‘이것은 명령이야’라며 방을 나가버렸습니다. 명령을 어길 수 없는 워커 대위는 아버지의 유해를 안고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을 했습니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그는 이미 워싱턴의 육군 본부로 발령이 나 있었습니다.


그는 ‘그때 맥아더 장군이 왜 그런 명령을 내렸는지 이해한다. 사랑하는 부하와 그의 아들을 한 전선에서 한꺼번에 죽여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결정에 찬성하지 않는다.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지만 군인이 부하들을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위험한 전장에 남겨 놓고 떠나왔다는 생각이 평생 가슴을 무겁게 한다’며 최근까지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3. 워커힐(Walker Hill)에 새겨진 리더십의 가치

아버지인 워커 대장과 함께 미국 최초의 부자(父子) 대장이자 육군 사상 최연소 대장 진급자로서 차기 육군참모총장이나 NATO군 사령관으로 유력하던 아들은, 카터 대통령이 주한 미군을 대거 철수시키려고 하는 것에 반대하다 예편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워커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미군 휴양시설이었던 광장동의 언덕을 워커힐이라 명명하면서 세워둔 추모비가 리더의 용기와 사명감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지난달 12월 23일 세 군인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J일보 신문 기사를 통해 접하며 리더십에 대한 중요한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첫째, 감동적인 스토리의 힘

리더십을 학습하거나 바람직한 조직 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데는 물론 어떤 상품을 히트시키는 데도 단편적인 정보나 사실이 아니라 극적이거나 감동적인 스토리가 가미되어야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 앞으로 앞으로 / 낙동강아 잘 있거라 / 우리는 전진한다 / 원한이여 피에 맺힌 / 적군을 무찌르고서 / 꽃잎처럼 떨어져 나간 / 전우야 잘 자거라”란 군가를 불러본 적이 있지만, 이 군가가 워커 장군이 설정한 낙동강 방어선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몰랐고 이런 사연이 현재 우리나라의 번영과 발전에 어떻게 닿아 있는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감동적인 스토리가 부족했기에 제대로 알지 못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둘째, 리더십의 DNA와 학습

리더십은 타고나는가 아니면 학습하는가에 대한 해묵은 이슈에 대하여 소신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들 샘 워커 대장의 성공적 리더십 발휘에는 아버지로부터 탁월한 지휘관으로서의 DNA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아버지 왈튼 워커 대장의 경우 리더십의 전형인 패튼 장군으로부터 훌륭한 리더로서 가져야 할 생각과 취해야 할 행동을 학습한 것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리더십 개발을 위해 주변, 역사, 예술 작품 속에서 모델을 찾고 스스로도 모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셋째,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사명감(Mission)’

이름도 생소한 작은 나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죽음으로 지켜라’며 명령을 내리고 실천하는 것은 이해관계나 의리, 위기의식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진한 것은 바로 사명감입니다. 지휘관의 사명감 없이는 작전의 목표(Mission)를 달성할 수가 없습니다. 사명감의 출발은 사명을 명확히 정의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직원들에게 사명감이 없다고 불평할 일이 아니라, 사명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넷째, 영웅을 만드는 사회적 환경

미국의 경우 영웅적인 행동을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어 줍니다. 우리처럼 뒷조사나 허물 들추기를 하기보다 영웅적인 행동 자체에 초점을 두고 이를 ‘사회적 자본’으로 만들어 활용합니다. 영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영웅이 배출되는 선순환이 가속화될 때 우리 사회에도 시민 정신이 더 꽃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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