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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경험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와 어느 CEO의 편지

통통배를 버리고 대양으로 향하는 항해: 변화의 파도를 넘게 하는 리더의 서사


2년 전 6개 회사를 통합하여 출범한 M사의 박 사장은 그룹 회장실에 근무하다가 중간단계 임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CEO가 되었다. 국내 굴지의 그룹 산하이지만 매출도 많지 않고 인원도 200여 명 남짓에 불과하기에 적임자라고 여겨지는 젊은 인재인 그를 과감히 발탁하였는데, 그동안 사업과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는 평가와 더불어 2년 만에 흑자 전환을 시켜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중국 진나라의 항우가 전쟁에 앞서 타고 왔던 배를 구멍 내서 잠기게 하고 군량미도 3일 치만 남기고 모두 태워버린 후 막사와 주변의 집들까지 모두 제거하여 결전과 승전의 각오를 새롭게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지금도 계속 강조한다.


필자 입장에서 볼 때 그게 과연 입장이 다른 직원들에게 먹혀들어 갈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저돌적이고 남성적인 그의 개인적 특성에다가 재벌 그룹의 경영 관리 시스템과 스타일을 중소기업형 조직에 적용하다 보면 적지 않은 저항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M사 박 사장의 이메일]

사랑하는 M사 가족 여러분, 통합 1년을 하루 앞둔 오늘은 간단한 우화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전과 다르게 오늘은 여러분의 답장을 기다립니다.


우리가 사는 섬은 연안어업에 종사하는 어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동력이 없거나, 배의 무게가 수 톤에 불과하여 멀고 깊은 바다에서 조업이 불가하죠. 근해에 서식하는 어종인 우럭과 오징어 등을 잡아 인근 육지에 내다 팔아왔습니다. 풍랑을 맞아 배가 뒤집혀 가장을 잃거나, 배를 팔고 육지로 이주해 간 주민도 있죠.


이들은 수대째 어업을 이어왔기에 근해의 날씨와 바다 밑의 우럭과 오징어의 이동에 대해 손바닥 보듯 훤히 잘 알고 있지만, 육지 사람들은 오징어와 우럭이 아니라 참치와 바닷가재의 맛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또 많은 사람들이 무리하게 통통배로 참치를 잡으려다 풍랑에 목숨을 잃거나, 배를 팔고 육지로 나가겠죠.


선대의 가난과 대안 없음을 답답하게 여긴 젊은 세대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네댓 집이 가지고 있는 통통배를 처분하여 큰 배를 장만하는 데 뜻을 같이하고, 큰 바다로 나가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모한 계획이라는 만류와 냉소가 있었으며, 출항을 앞둔 며칠은 폭풍우도 일었습니다.


제법 큰 엔진을 만져본 기관사와, 큰 바다에 나가봤던 항해 전문가, 어종에 밝은, 조류에 밝은, 눈이 밝은, 밥을 잘하는… 이대로 살면 미래가 없음을 공감하며, 더 큰 바다에 잡을 것도 많다는 패기를 지닌 승부사들로 출발대가 구성되었습니다. 이들의 계획을 전해 들은 육지의 투자자들이 호감을 갖기 시작했으며 이들 중 몇은 잡게 될 고기를 미리 사가겠다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배도 완성되었고, 큰 바다로의 출정을 시작했습니다. 출정식에서 많은 이들은 만선의 꿈에 부풀었으며, 떠나보내는 섬 주민들도 성공적인 조업과 금의환향을 기원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상 조업을 하던 연안을 벗어나자 한 번도 보지 못한 큰 파도를 만나게 되었고, 파도가 갑판을 때리고 배가 심하게 흔들리자 몇몇은 구토 증세를 이기지 못해 탈진하였으며, 몇은 두고 온 가족 걱정에 우울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또 몇은 차라리 우럭과 오징어를 잡고 살겠다며 구명보트를 내리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선장은 다시는 똑같은 숙명을 자식에 물려줄 수 없기에, 파도를 넘으면 평온한 바다와 들끓는 참치 떼를 만날 수 있음을 알기에, 그리고 시련을 미리 알고 배에 오른, 죽기를 각오한 몇몇의 강한 의지와 눈동자를 볼 수 있기에 배를 돌릴 수 없습니다.


자 이제 이 우화의 전개를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오늘의 편지에 대한 여러분 버전의 우화 마무리를 요청합니다. 형식과 길이는 전혀 중요치 않습니다. 오늘 6시 이전까지 모든 이들의 회신을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그가 보낸 한 장의 이메일은 그동안 필자가 가졌던 의문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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